2009년 2월 11일 수요일

정상적인 바보가 되지 마라


1,000원 한 장과 500원 동전 두 개는 같을까? 아니면 다를까? 이 문제는 현실적으로 볼 때, 간단한 수학적 등가문제가 아니다. 이것의 수학적 값어치는 같지만 심리회계장부의 영향으로 이것을 인식하고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리적인 사람이 되려면 목돈이든 작은 돈이든 같은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례를 통해볼 때, 정부에서 소비를 촉진시키고 싶다면 각 기업이 지급하고 있는 보너스를 여러 번 나누어 주도록 유도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한 번에 목돈을 주게 되면 소비하지 않고 저축이나 투자를 하게 될 것이지만, 여러 번 나누어 작은 돈을 지급하면 소비하는 데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었을 경우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경기부양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상적인 바보가 되지 말라](북돋움/2007)의 저자 크리스토퍼 시는 사람들을 ‘정상적인 바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선택하는 행동 중에 비합리적인 요소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 저자는 두 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첫 번째 질문은 만약 병에 걸렸다고 가정했을 경우로 이 병에 걸리면 확률은 아주 낮지만 어느 날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사망률을 0%로 만들 수 있는 약이 있다면 이 약을 얼마에 구입해 먹을 것인가? 즉 지불할 수 있는 최고가격을 제시해 보라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은 아주 건강한 상태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제약회사에서 신약 테스트에 참가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이 약을 먹으면 아주 확률은 낮지만 운이 나쁘면 돌연사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얼마를 보상받으면 이 신약 테스트에 참가하겠는가? 즉 원하는 최소가격을 제시해 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번째 질문에서 요구한 금액이 훨씬 높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당연하게 여기겠지만 저자는 매우 모순적인 결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첫 번째 질문은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죽음의 가능성을 없애고 건강을 되찾은 데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은 얼마를 보상받아야 건강을 포기하고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죽음을 받아들이겠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두 가지 질문 모두 0.01%의 사망률에 대한 금전적 가치를 묻는 것이므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그 값은 같은 수준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상적인 생각으로 보면 두 번째 질문에 대한 금전적인 요구가 높지만, 그것이 바보같은 생각이라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모든 행동이나, 앞으로 내릴 수많은 결정 중에 많은 비합리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끼칠 것이고 이런 비합리적인 요소들에 완전히 지배당하거나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잃고 속수무책으로 끌려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성공에서 점점 멀어지고 자신의 능력부족을 탓하며, 그저 한숨만 내쉬게 될 거라는 것이다.

이같이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방법을 한마디로 말 한다면 바로 ‘선택행동학’이다. 선택행동학은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규칙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최근에서야 발전하기 시작한 새로운 학문 영역이다. 이 학문을 적절히 이용하면 개인은 합리적인 선택행동을 할 수 있으며, 기업경영이나 국가정책 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 핵심 메시지

저자는 책을 통해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 장애물을 걷어내 대다수 정상적인 사람들이 범하고 있는 비합리적인 오류를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나가서 이런 오류들을 피하거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묘책을 제시함으로써 조금 덜 정상적이고 조금 더 이성적인 사람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전형구 / 극동정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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